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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환경 볼륨 업

재활용한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 걸까? 

관리자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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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 많은 플라스틱,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매일 우리는 페트병 라벨을 제거해 모으고, 우유팩은 말끔히 씻어 분리배출합니다. 각종 음료 캔과 병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각자의 방식대로, 나름의 노하우를 얹어 동참하는 물결을 보고 있노라면, 재활용에 이토록 진심인 민족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배출일마다 수북이 쌓인 플라스틱 더미를 보고 있자면 이런 의문이 들곤 합니다.




우리가 열심히 분리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 중, 재활용이 가능한 폐플라스틱 대부분은 ‘기계적 재활용

(MR, Mechanical Recycling)’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기계적’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처럼 방식은 아주 직관적입니다.




모아서 부수고 다시 쓴다

큰 프로세스는 간단해 보이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여러 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과정은 폐플라스틱을 모으는 시작 단계입니다.

세상 모든 물건이 그러하듯 원재료가 좋아야 그 결과물이 좋습니다. 플라스틱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염되지 않은 상태의 단일 소재 플라스틱이어야 고품질의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이 가능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애초에 재활용이 적합한 상태로 폐플라스틱을 배출하면 좋겠지만,

개인의 노력에 모든 것을 맡기기엔 현실적 한계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페트병만 해도 몸통은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소재이고,

라벨은PP(Polypropylene), 뚜껑은 보통 HDPE(High Density Polyethylene)로 만들어집니다.


페트병뿐 아니라, 플라스틱 제품은 대부분 여러 종류의 소재가 복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이를 개인이 구분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히 플라스틱은 철, 비철금속, 고무, 목재 등과도 함께 자주 쓰이기 때문에 상황은 더 복잡해지기 마련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품질의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을 위해서는 좋은 재료를 선별해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각기 다른 소재가 섞인다면 그만큼 재활용 플라스틱 품질은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재활용한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자원순환센터로 옮겨진 후에 사람이 하나하나 선별, 분류합니다.
그만큼 많은 수고와 노력이 여기에 투입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람의 노력만으로 완벽한 선별은 애초에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부숴야 다시 쓴다

재활용 플라스틱의 품질을 완벽에 가깝게 하기 위해서는 1차 선별된 플라스틱을 부숴야 합니다.

페트병부터 복합 소재로 만든 전자기기 플라스틱까지 모든 플라스틱의 기계적 재활용 방식은 부수는

작업에서 디테일이 시작됩니다.


부순 후에야 이물질 세척이 더 용이하고 세부적인 선별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 재활용의 가장 기초가 되는 부수는 단계를 파쇄 단계라 합니다.

파쇄 단계에서는 해머, 롤러 등을 활용해 플라스틱 제품을 잘게 조각냅니다.


이때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 조각을 플레이크(Flake)라 부르며, 이후 재활용 업체에서는 플레이크를

세척함과 동시에 각종 이물질을 분류하는 작업을 연이어 진행합니다. 이물질을 걸러내는 방법은 다양한데,

우리가 초등학교 과학실험 때 배운 방식을 주로 이용합니다.


자력 및 정전기를 활용한 분류, 비중 차이와 강하게 부는 바람에 날아간 거리 차이를 이용하는

분류 방법까지 플라스틱 분류를 위한 적절한 방법을 여러 단계에 걸쳐 활용합니다.


이 모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기계적 재활용의 마무리 단계인 압출 단계로 진입이 가능합니다.

재활용 플라스틱의 최종 결과물은 균일한 크기와 무게, 품질을 갖춰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양한 플라스틱 사출품으로 성형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분쇄되어 세척, 분리를 마친 폐플라스틱은 크기와 형태가 제각각인데, 이를 균일하게

만들기 위해선 압출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때 압출기라는 기계가 활용되며, 압출기를 통과하면 형태가 불균형했던 폐플라스틱 조각이

일정한 모양과 품질로 탈바꿈됩니다.


압출기의 작동 원리는 국수 면발 뽑는 기계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고온·고압을 활용해 플라스틱 조각들을 압출기에 밀어 넣으면 긴 칼국수 면발 같은 플라스틱 가닥이 뽑혀 나옵니다.

이 국수 면발을 균일하게 썰어주면 쌀알 모양의 균일한 재활용 플라스틱 알갱이들이 탄생합니다.

여기에 LG화학이 개발한 레시피를 추가해 한 번 더 압출하면 훨씬 품질 좋고, 일반 플라스틱에

가까운 재활용 플라스틱이 비로소 완성됩니다.





그깟 플라스틱, 왜 이렇게까지 다시 써야 할까?

지금까지 기계적 플라스틱 재활용 과정을 아주 간단하게 요약해서 알아봤습니다.

결론은 이렇게 수고롭고 복잡한 과정을 모두 거쳐야만 고품질의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이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냥 새 플라스틱을 만들면 깔끔하고 쉬울 텐데 왜 우리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위해 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플라스틱 소재마다 차이가 있지만, 재활용 플라스틱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는 일반 플라스틱 생산 시 발생량의 40%에 불과합니다.

이는 탄소 발생 감축이 최우선 과제인 시대에 우리가 플라스틱 재활용에 힘써야 할 이유로 충분합니다.


더불어 매립되거나 바다로 무분별하게 흘러 들어가는 폐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우리가

플라스틱 재활용에 힘쓰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적인 규제의 추세도 그러합니다. EU는 2021년부터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해

kg당 0.8유로(약 1,000원)의 세금을 매기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203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음료 포장재에

재생 원료를 30% 이상 사용해야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유럽 국가에 플라스틱 제품을 판매하려면, 재활용된 또는 재활용이 용이한 플라스틱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하는 시점이 곧 다가온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오래 써야 친환경이다, 다시 써야 친환경이다

사실 플라스틱은 친환경을 위해 태어난 제품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 당구공, 피아노 건반으로 사용되던 코끼리 상아를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 플라스틱입니다.

코끼리 개체 보존을 위해 탄생한 플라스틱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 태워지고 바다에 버려지면서

어느 순간 자연에 해가 되는 물질로 이미지가 굳어버렸습니다.


세상에 친환경적인 일회용은 없습니다. 다시 쓰고 오래 쓸 때 진정한 친환경이 완성됩니다.

플라스틱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 나쁜 플라스틱은 사실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쁜 사용법만 있을 뿐입니다.

유일한 우리의 지구와 이어질 미래 세대를 위해 오래 쓰고 다시 쓰는 것이 바로 우리 곁의 진정한 친환경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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