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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실천 사례

팬덤, 나무심기운동 부활시키다

관리자 │ 20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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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생일 등 맞춰 작은숲 선물… 디오-찬열숲 등 서울에 50곳 넘어 시민참여 확산… 총82곳 2만㎡ 달해  한류팬 순례지.

새 관광자원 인기  

 



 

 

 서울 영등포구 윤중로 근방에는 260m² 크기의 숲이 있다. 왕벚나무와 산딸나무, 이팝나무, 산철쭉 등 다양한 품종의 나무 280그루가 어우러져 자라고 있다. 겉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는 작은 숲이다. 하지만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겨울에도 숲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숲의 이름은 ‘디오숲’. 디오(D.O.)는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한 멤버 이름이다. 디오숲은 그의 22번째 생일이었던 2014년 1월 12일에 맞춰 조성됐다. 대부분 10대 소녀 위주인 팬들이 이 숲을 위해 653만 원을 모았다. 일종의 ‘생일선물’인 셈이다.

잊지 말아야 할 아픈 기억을 간직한 숲도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 인근에 조성된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반 시민 550명이 6000만 원이 넘는 돈을 모아 조성했다. 전교생이 모금에 참여한 고등학교, 인근 아파트 입주민회 등 다양한 시민이 참여했다.

이처럼 독특한 사연을 가진 숲들은 서울시와 각 자치구, 벤처기업 트리플래닛이 손잡고 진행하는 ‘숲 조성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졌다. 조성 목적에 찬성하는 개인이나 단체들이 조금씩 돈을 모으면 서울시와 자치구, 트리플래닛이 실제로 숲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나무 심기 운동’ 같은 전통적 캠페인들이 젊은 세대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도심 녹지 조성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 시내에만 이렇게 조성된 숲이 82곳, 총 면적은 2만 m²에 이른다. 나무 수는 3만4335그루. 적게는 수십 그루에서 많게는 1000그루가 넘는 규모로 서울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참여가 활발한 분야는 스타의 이름을 딴 ‘스타숲’이다. 생일은 물론이고 데뷔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숲 등 50곳 넘게 조성됐다.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엑소의 경우 멤버 12명 전원이 자신의 이름을 딴 숲을 팬들의 선물로 받았다. 마포구 월드컵공원 내 ‘찬열숲’은 엑소 멤버 찬열의 중국 팬클럽이 모금해 만들어졌다. 

 


자발적 기부를 통해 조성된 숲들은 도심의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아이돌 그룹 멤버의 이름을 딴 숲들은 해외 한류 팬들의 한국 여행 시 꼭 방문해야 할 ‘순례지’로 꼽힌다.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특정 사회 이슈에 대한 참여와 스타에 대한 팬심이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수요와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나무 심기 문화를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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