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 HOME
  • 자료실
  • 협회자료

협회자료

"한반도 활성단층 최소 450곳… 지진 가능성 파악에만 25년"

관리자 │ 2016-09-23

HIT

942

'지진 청정국' 흔들리는 韓國… 전문가의 활성단층 대책은

 

지난 12일 경북 경주 일대에서 일어난 리히터 규모 5.8의 강진(强震)과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의 여진(餘震)이 잇따르면서 한국이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지진의 원인이 되는 활성단층(活性斷層)이 한반도 전역에 최소 450개 이상 퍼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왔다. 전국 어느 곳에서 당장 지진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대비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파악하는 데만 2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진 감지 시스템 등 지진에 대한 원자력발전소의 대비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활성단층 조사 전혀 안 돼… 25년 소요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22일 서울대에서 열린 '긴급 진단 한반도 지진, 우리는 안전한가' 심포지엄에서 "역사적으로 보면 한반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한 기록이 있다"면서 "한반도는 활성단층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활성단층은 지각이 끊어져 있는 단층 중에 과거에 움직였거나 앞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말한다. 활성단층이 움직이면 그동안 쌓여 있던 힘을 분출해 지진을 만든다. 추가령단층대가 관통하는 서울에서도 과거 삼국시대에 지진이 일어났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 관계자는 "지금까지 활성단층이라고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25개 정도인데, 최소 450개 이상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반도에 활성단층이 어느 곳에 얼마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본격적인 활성단층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09~2011년 국민안전처(당시 소방방재청)가 활성단층 조사 용역을 발주했지만, 연구 부실 논란 등으로 3년 만에 중단됐다.

정부는 내년부터 25년간 525억원을 투입해 한반도 활성단층 전면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활성단층의 기준부터 통일해야 한다. 최성자 지질연 지질박물관장은 "미국이나 일본은 자체 지질 분석을 통해 제각기 다른 활성단층 판단 기준을 갖고 있는데, 한국은 조사 경험이 없어 명확한 판단 근거가 없다"면서 "같은 단층을 두고도 전문가에 따라 활성인지 아닌지 의견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력과 전문성도 문제이다. 활성단층 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전문가가 전국적으로 수십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 적은 인원으로 도로도 없는 산과 들에서 땅을 파고 지층의 연대를 분석하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해야한다.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다. 때에 따라서는 시추도 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지진 연구가 활발한 일본 등의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원전 밑에서 활성단층 발견돼도 대책 없어

 

원자력발전소 역시 지진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2011년 일본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이어진 것처럼 원전이 지진의 피해를 직접 입으면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사고가 된다. 하지만 국내 원전 운영과 관련한 규정에는 일단 한 번 건설됐거나 건설 허가가 난 뒤에는 지진의 위험을 다시 평가하는 조항이 없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원전 건설 신청 단계에서 인근 지층에 대한 조사를 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추가 조사를 하는 규정이 없다"면서 "향후 원전 인근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하거나 활성단층이 발견되면 그때 가서 어떻게 조치할지 의논해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경주 지역 인근에는 원전 14기가 운영되고 있고, 신고리 5·6호 건설이 허가된 상태이다. 최악의 경우 원전 부지 바로 밑에서 활성단층이 발견되더라도 원전을 영구 정지하거나 건설을 중단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원자력계의 한 전문가는 "지진 발생 위험이 과거보다 높아진 만큼 원전 관련 규정도 대폭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활성단층(活性斷層)

 

지각운동으로 지층이 끊긴 곳을 단층, 과거 움직였거나 앞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곳을 활성단층이라고 한다. 활성단층이 움직이면 쌓여있던 힘이 분출되면서 지진이 일어난다. 전체 지진의 90% 이상이 활성단층에서 일어난다. 미국의 경우 과거 5만년 이내 1회 또는 50만년 이내 2회 움직임이 있었으면 활성단층으로 분류한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원전으로부터 8㎞ 이내에 길이 300m 이상 활성단층이 존재하면 원전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전글 ‘지진은 또 다른 지진을 부른다’…연쇄 지진이 일어나는 ...
다음글 지진 재해 발생에 대한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