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인이 가장 먼저 한일은
최록희 │ 2020-12-02 HIT 5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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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춘추] 바이든 당선인이 가장 먼저 한 일은한승주 논설위원파리기후변화협약 이야기다. 2016년 전 세계 국가들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약속을 했다. 협정 후 3년이 지나야 탈퇴를 통보할 수 있고, 통보 후 1년 뒤에 효력이 발생한다는 규정이 있다. 3년이 지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 최초로 기후협약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미 대선 다음 날 미국은 협약에서 탈퇴하게 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개표가 채 끝나기도 전에 취임한다면 재가입부터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인 바이든이 차기 대통령으로서 가장 먼저 하기로 한 일, 그것은 기후협약에 들어가는 일이다. 트럼프는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고 했지만 바이든은 달랐다. 선거 공약으로 ‘그린 뉴딜’을 앞세워 친환경 인프라 건설에만 앞으로 4년간 22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예산 총액 4년 치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목표는 원대하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미 70여개 나라에서 탄소 중립을 선언하거나 검토 중인데 미국까지 동참하면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는 대세가 된다. 바이든의 당선으로 세계 환경정책 자체가 크게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 시장에 수출하려면 친환경 저탄소 기준에 맞는 업체가 유리해질 것이고 우리 정부와 기업도 빠르게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만큼 자체적으로 감축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에 소극적 으로 대응해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우리로선 초기에 어려움도 겪겠지만 배터리나 전기차산업 약진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기업도 지향점을 맞추고 있다. 얼마 전 만난 한 대기업 임원은 ‘고래를 살리자’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죽은 고래 뱃속에서 엄청난 양의 폐플라스틱이 나온다며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원사로 만든 셔츠라고 알려줬다. 기후변화는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체감하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에 점점 봄과 가을이 사라지는 것,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우, 북극의 빙하가 녹아 사라져가는 것. 석탄을 원료로 하는 화석연료를 땔 때 나오는 온실가스가 지구의 온도를 계속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2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 올랐기에 일어난 일이다. 이 상태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면 2040년에는 한계상황인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가 오른다고 한다. 그땐 더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니 시간이 많지 않다. 쓰레기 줄이기를 역설한 책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에는 흥미로운 대목이 많이 나온다. 쓰레기를 버리고 줄이는 것이 환경보호에서 출발했지만 실천해보니 결국은 내 삶의 질이 바뀐다는 것이다. 미국인 저자 비 존슨은 “간소화는 그냥 물건들을 치우는 게 아니다. 당신 삶에, 목적에, 마음에 자리를 비우고 여유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고 대면 접촉이 줄어들면서 배달음식 주문과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었다. 하나의 배달음식에서 나오는 플라스틱과 비닐봉지가 너무 많다. 온라인 주문으로 배달되는 물건을 겹겹이 싸고 있는 그 많은 포장재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매주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날이면 우리 집에 잔뜩 쌓인 플라스틱과 비닐은 버려지지만 그것만으로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이 기대만큼 잘 처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 기후변화는 나에게 먼 미래의 일이었다. 후손을 위해 환경을 지키자는 말은 실천의 동력으로 크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쓰레기를 없애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은 지구의 미래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나의 시간, 노력, 삶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깨닫는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빈 용기를 가져가면 올리브유 샴푸 세제 등을 필요한 만큼 덜어서 살 수 있는 가게가 있다. 재활용 소재를 이용해 만들거나 땅으로 안전히 돌아갈 친환경 제품만 판다고 한다. 이번 주말에는 여기에 한번 가봐야겠다. 한승주 논설위원 sjhan@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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