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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마다 ‘쓰레기’가 지구로 떨어진다[미래산업 플러스]

미래맘 │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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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파편 등 직경 10㎝이상 약 3만5000여개
인공위성·우주정거장과 충돌땐 피해 심각
50년간 지구에 추락한 폐기물 5400t 달해
세계 각국 청소위성 등 해결안 모색 활발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용중인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시스템.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우주가 지구처럼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 발사체 폐기물 등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지구저궤도와 정지궤도를 떠돌고 있는 직경 10㎝ 이상의 우주쓰레기는 약 3만5000여개에 달한다. 여기에 직경 1㎝ 이상은 90만개, 직경 1㎜ 이상은 1억 3000만개로 추산된다. 우주쓰레기는 폐기된 인공위성과 파편, 위성 발사에 활용된 상단로켓 잔해, 로켓의 노즈 페어링과 연료통 등 매우 다양하다.

수명을 마치고 용도 폐기돼 지구궤도를 떠돌아다니는 인공위성과 같은 우주쓰레기가 지구로 떨어질 경우 위험이 크다. 우주에서의 위성과의 대형 충돌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현재 우주에는 세계 각국이 발사한 인공위성 약 5000여기가 지구궤도상에 머물고 있다.

▶10㎝ 이상 충돌 시 인공위성 완파=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은 냉각수 파이프를 이용해 온도를 골고루 분산시키는데 수명을 다해 가동을 멈추면 우주공간의 극심한 온도차에 의해 기체가 파손된다. 배터리가 남아있는 추진체들은 폭발하게 된다. 우주쓰레기의 약 40%를 차지하는 파편들이 이렇게 발생한다.

우주쓰레기는 고도 2000㎞의 저궤도에서 초속 7~8㎞, 그 이상의 고도에서는 초속 10㎞ 이상의 빠른 속도로 지구를 공전하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속도로 인해 직경 1㎜의 우주쓰레기 조차 유영 중인 우주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으며 10㎝ 이상의 우주쓰레기가 우주정거장이나 인공위성과 충돌하면 복구할 수 없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김해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는 “숫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우주쓰레기들이 서로 충돌하는 사례가 잦다”면서 “대형 우주쓰레기가 충돌해 크기가 수㎜에 불과한 수 만개의 작은 파편들이 양산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개연성이 아니다. 이미 우주정거장은 우주쓰레기와의 충돌 위험 때문에 수십차례 궤도를 긴급 수정한 바 있다. 그나마 궤도 수정이라도 할 수 있다면 양호하다. 직경 10㎝ 이하의 우주쓰레기는 위치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대응시간이 부족하다.

김 박사는 “위성끼리의 충돌은 당장 우주정거장과 우주인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며 “파편이 인공위성 궤도보다 낮은 궤도에서 지구를 공전 중인 우주정거장으로 비산돼 2차 충돌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주쓰레기의 위협은 우주공간을 넘어 지구에도 확대되고 있다.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로 우주쓰레기가 지구로 떨어지고 있으며, 이중 뢴트겐 위성처럼 마찰열을 견딘 일부 잔해물은 지표상에 낙하할 수도 있다. 지난 50여년간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연소되지 않고 지상 또는 바다에 추락한 우주쓰레기의 파편의 총 질량은 약 540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우주쓰레기는 영원불멸의 존재는 아니다. 지구 비대칭 중력장, 대기저항 등의 영향을 받아 시간이 지나면 점차 고도가 낮아지며 지구 대기권에 진입 시, 마찰열에 의해 소멸된다.

▶우주쓰레기 감시 추적 프로그램 가동=매년 100여기에 가까운 인공위성이 추가 발사되고 있다. 이에 충돌 위험과 지표상으로의 낙하 빈도는 계속 높아질 것이다. 나아가 안전한 지구탈출 루트를 확보하기 어려워 인류의 우주탐사와 개발을 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

이에 미국, 유럽, 일본, 러시아 등 우주강국들은 오래전부터 우주쓰레기 증가 방지에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궤도 위성의 임무 종료 후 우주공간 자류시간을 25년 이하로 정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25년 규정’이 그 실례다. 이 규정에 맞춰 NASA는 임무 종료 후 엔진을 가동, 수십 ㎞ 이상 고도를 낮춰 자연 소멸되는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추가 연료 탑재에 따른 비용부담을 감수한 결과다.

같은 맥락에서 위성, 우주발사체, 우주정거장 등과 우주쓰레기의 충돌을 막고자 위치추적을 통한 위험 회피 능력 제고에도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사실상 우주 쓰레기의 궤도와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 사전에 회피하는 것이 우주공간의 자산과 인명을 보호할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한국항공우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우주쓰레기 해결에 나섰다.

항우연은 ‘우주 파편 충돌위험 종합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우리나라 위성에 접근한 우주쓰레기와의 충돌확률과 근접거리를 계산 분석해 일정 위험수준을 초과하면 궤도조정을 수행할 수 있다.

천문연은 우주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쓰레기 감시장비인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직경 0.5m인 광학망원경을 한국을 포함해 몽골, 미국, 모로코, 이스라엘 등 세계 5곳에 무인자동 감시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우리나라가 쏘아올린 아리랑위성 등 약 20여기의 위성에 대한 궤도 정보와 한반도 정지궤도 위성에 대한 감시를 주 임무로 삼고 있다. 여기에 더해 천문연은 1m 및 30㎝급 우주물체를 감시 추적할 수 있는 우주물체감시레이더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명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박사는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시스템은 국내 인공위성 근처로 접근하는 우주쓰레기와 소행성 등의 위치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주쓰레기의 탐지·추적만으로는 모든 위성에 대한 충돌 가능성을 계산해내기 어렵다. 지구 대기의 저항에 더해 태양, 달, 지구 등의 인력이 위성 궤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각국이 비밀리에 운용 중인 첩보위성과의 충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직경 1㎝ 이하의 작은 우주쓰레기들과의 충돌은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다”며 “충돌하더라도 임무수행에 영향이 없도록 위성 플랫폼의 두께를 키우거나 특수재질을 개발해 채용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쓰레기 청소프로젝트 본격가동=세계 각국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우주쓰레기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우주공간에서 직접 우주쓰레기를 청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 아스트로스케일은 자체 개발한 우주쓰레기 수거위성을 지난 22일 우주로 보냈다. 이 위성은 우주 궤도에 버려진 각종 우주쓰레기를 포획해 대기권으로 이동시켜 없애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 2016년 우주쓰레기 청소위성을 발사했으며, 영국은 리무브데브리스라는 청소위성을 발사했다. 또 유럽우주국(ESA)은 오는 2025년 청소위성 ‘클린 스페이스 원’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 위성은 목표궤도에 진입해 우주쓰레기에 접근한 뒤 내장된 쇠갈퀴로 쓰레기를 긁어모아 내부의 쓰레기통에 담아 수거한다. 쓰레기통이 꽉 차면 지구로 귀환, 우주쓰레기와 함께 마찰열에 의해 완전 연소된다.

김 박사 연구팀도 지난해 6월부터 ‘우주환경 보호를 위한 우주쓰레기 제거기술 개발역량 강화 정책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김 박사는 “우주쓰레기 제거기술을 개발하고 응용하면 인공위성을 수리하고 자세제어를 할 수 있는 궤도상 서비스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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